전쟁 여파에 흔들린 오일머니…UAE, 미국에 ‘달러 SOS’ 타진

중동 전쟁 장기화로 UAE와 바레인 등 걸프 산유국들이 경제적 충격에 대비해 달러 확보에 나섰습니다. 미국과의 통화 스와프 논의 및 사모 채권 발행 등 자금줄 단속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입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오일머니’의 본거지인 걸프 국가들의 경제 기반을 뒤흔들고 있다. 최근 전해진 소식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가 전쟁 장기화에 따른 달러 유동성 부족 가능성에 대비해 미국 측에 지원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에너지 자원 강국인 이들 국가조차 예상치 못한 전쟁의 파고를 견디기 위해 방어 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의미한다.
흔들리는 걸프 자금줄, 미국과 소통 채널 가동
Misryoum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UAE는 미국 재무부 및 연방준비제도(Fed)와 비공식적으로 통화 스와프 라인 구축을 포함한 금융 안전망 마련을 협의했다. 이는 단순한 자금 요청이 아니라 만약의 사태를 대비한 예방적 차원의 검토다. 현재 중동은 이란의 드론 공습과 에너지 인프라 타격으로 인해 자본 유출과 증시 변동성 확대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UAE가 달러 확보가 어려워질 경우 위안화를 원유 결제에 활용할 가능성까지 내비친 점은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달러 패권의 균열을 우려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경제적 내상은 인접 국가인 바레인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원유 수출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정과 주요 알루미늄 시설 파괴로 국가 재정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이에 바레인은 최근 UAE와 200억 디르함 규모의 통화 스와프를 체결하며 급한 불을 껐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바레인의 사회적 불안을 막기 위한 걸프협력회의(GCC) 차원의 포석이자, 예방적 재정 보강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원유 공급 충격과 경제 회복의 불확실성
이번 사태는 국제에너지기구(IEA)로부터 ‘역사상 가장 심각한 원유 공급 충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순히 유가가 요동치는 것을 넘어, 생산기지 파괴와 공급망 마비가 겹치며 산유국들의 경제 구조 자체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당국 역시 공급망 정상화에 최소 6월 말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시장의 낙관론에 선을 긋고 있다.
이처럼 중동발 경제 위기가 현실화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에는 예고 없는 변화가 찾아왔다. 과거 산유국들이 풍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의 ‘큰손’ 역할을 해왔다면, 지금은 전쟁의 불확실성 속에서 생존을 위한 유동성 확보에 급급한 처지가 됐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원유 가격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이들 국가가 달러 외의 대안 통화를 찾게 만드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
투자 시장의 관점에서도 이번 상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UAE가 골드만삭스 등을 통해 40억 달러 규모의 사모 채권을 발행한 것은 금융 시장이 이미 중동발 리스크를 반영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경제적 실체로 옮겨붙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은 중동 국가들의 재정 건전성을 더욱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전쟁의 끝은 여전히 안개 속에 있고, 그 안개 속에서 흔들리는 자금줄을 지키기 위한 산유국들의 고군분투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