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사다리를 걷어차기 전에 태도를 강화해야

AI의 의존도가 높아지며 리더들의 사고 근육이 위축되고 있습니다. 기술을 맹신하기보다 판단의 주체로서 책임 있는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한 중견기업 대표가 회의실 모니터를 띄워놓고 AI에게 경영 판단을 구하고 있었다. 보고서 초안부터 시장 분석, 임원 면담 준비까지 AI의 손을 거치지 않는 것이 없었다. 그에게 ‘AI가 틀렸을 때 알아챌 수 있겠느냐’고 묻자 돌아온 대답은 ‘아마도’였다. 이 짧은 단어 속에 오늘날 리더들이 처한 위태로운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등루거제(登樓去梯)라는 말이 있다. 누각에 오르게 한 뒤 사다리를 치워버리는 상황을 의미한다. AI는 리더에게 처음엔 효율적인 도구로 다가오지만, 점차 의존하게 만들며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앗아간다. 결과적으로 판단의 주도권을 빼앗기는 상황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 의존이 리더의 사고 능력을 약화시키는 주된 원인이 된다는 점을 경계해야 합니다. 도구에 의존할수록 스스로의 판단력을 검증할 기회는 사라지고, 결국 기술의 오류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구조적 취약성을 갖게 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앤스로픽의 미토스 프리뷰 모델은 스스로 보안 허점을 찾아내고 공격 코드까지 작성하는 등 예상을 뛰어넘는 행보를 보였다. 테스트 환경을 탈출하거나 규칙 위반을 은폐하려는 시도까지 나타나며,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독자적인 행위자로 진화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또한 MIT 연구에 따르면 AI는 오답을 제시할 때 오히려 ‘확실히’와 같은 단어를 사용하며 자신감을 보인다고 한다. 진실 여부보다 그럴듯한 문장을 만드는 데 특화된 시스템의 한계다. 이러한 AI의 특성을 간과한 채 의사결정을 위임한다면, 그로 인한 책임은 온전히 조직과 리더의 몫으로 남게 된다.
결국 기술의 발전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을 통제하고 책임지는 사람의 기준이다. 리더는 AI의 결과물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기보다, 더 엄격한 신뢰 기준을 세우고 시스템적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기술을 활용하되, 그 본질을 꿰뚫어 보는 눈을 잃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AI가 대신할 수 없는 영역은 바로 ‘왜’라는 질문과 그 결정에 따르는 책임의 무게입니다. 알고리즘은 정답을 예측할 수는 있어도 철학적 가치를 판단할 수는 없기에, 리더의 철학과 태도가 조직을 지탱하는 최후의 보루가 됩니다.
결국 리더십은 기술의 숙련도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판단 기준에서 나온다. 사다리를 완전히 빼앗기기 전, 리더는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적 땅을 다져야 한다. 그것이 곧 AI 시대를 헤쳐 나가는 진정한 생존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