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지머리’ 한 채 대표선서 문대용 “소아암 환자 위해 가발용 기부”

문대용은 제104회 동아일보기 전국소프트테니스대회 개회식에서 긴 머리를 유지한 이유를 설명하며 소아암 환자를 위한 가발용 모발을 기부한다고 밝혔다.
긴 머리를 묶고, 대표선서를 외친 ‘꽁지머리’ 문대용이 이번 대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을 남겼다.
2일 경북 문경국제소프트테니스장에서 열린 제104회 동아일보기 전국소프트테니스대회 개회식에서 문대용(33·문경시청)은 선수 대표 선서자로 나섰다. 그는 고무줄로 머리를 묶고 모자를 썼는데, 같은 자리에서 선 여성 선수들보다도 눈에 띄게 긴 머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 ‘장발’은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소아암 환자를 위한 가발 제작에 쓰일 수 있는 모발 기부를 염두에 둔 선택이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문대용은 유튜브 영상을 통해 가발용 모발을 기부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된 뒤, 2024년 11월부터 머리를 기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모발을 기부할 수 있는 길이가 정해져 있어 아직 그 기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머리를 감고 말리는 게 힘들어서 자르고 싶을 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내가 처음 마음먹게 했던 영상을 보면서 꾹 참았다”며 버텼다고 전했다.
장발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상적 부담이 결국 기부 결심으로 이어졌다는 점이, 이번 선서가 스포츠 행사를 넘어서는 이유로 읽힌다.
문대용은 역경을 뚫고 소프트테니스를 이어온 선수이기도 하다. 7세 때 나뭇가지에 찔린 오른쪽 눈을 이후 14세 때 다시 다치며, 낮에는 사물이 하얗게, 밤에는 까맣게 보이는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는 소프트테니스를 포기하지 않았고, 2007년 동아일보기 대회에서 모교 문경중에 단체전 우승 트로피를 안기는 데 이어 복식에서도 우승했다는 이력도 소개됐다. 유년 시절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남매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이어왔고, 여동생 문혜경(29·은퇴)도 동아일보기 대회에서 우승과 활약으로 이름을 알린 바 있다.
한편, 동아일보는 2020년 창간 100주년을 맞아 ‘동감_백년인연’ 행사의 일환으로 문대용-혜경 남매에게 ‘동아백년 파랑새’와 사진첩 등을 선물했다고 밝혔다.
문대용은 4일 일반부 단체전부터 올해 대회 일정을 시작한다. 그는 동아일보기 대회가 자신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지난해 단체전 준우승 이후 이번에는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이번 대회에서 모발 기부라는 ‘마음의 목표’가 경기 시작선과 함께 공개되면서, 선수들의 경쟁이 단지 순위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메시지로도 연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