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시장의 고언, “국민의힘, 근본적 변화 필요한 시점”

인천시청 집무실 창밖으로 희미하게 들려오는 도시 소음이 꽤나 차분하게 느껴지는 오후였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현재 국민의힘이 처한 낮은 지지율 문제에 대해 무거운 입을 열었다. 지금 당장 어떤 혁신적인 조치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잠시 말을 고르더니, 방법론적인 비대위 전환 따위도 좋지만 그보다 더 차원을 달리하는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사실, 당 내부에서 들려오는 잡음들이 국민에게 어떻게 비칠지 생각하면 꽤나 심각한 상황이긴 하다.
그는 거듭 강조했다. 선거를 앞두고 내부분열이 일어나는 건 필패의 지름길이라고. 인터뷰 내내 그의 목소리에는 차분하지만 단호함이 묻어 있었다. 지금은 권력 다툼을 할 때가 아니라 처절한 반성이 필요한 때라는 그의 말은 꽤나 뼈아프게 들린다. 어쩌면 당연한 말인데, 정치권에선 왜 이리 지켜지기가 어려운 건지.
지방선거는 결국 인물론 아니겠나. 유 시장은 여론조사 수치에 너무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고 했다. 과거에도 어려운 선거 상황을 인물 경쟁력으로 돌파했던 전례가 있다는 거다. 공천 잡음이 없던 적은 없었지만, 결국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에서 시민들은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라는 믿음이 보였다. 물론 그 믿음이 실제 투표 결과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그러고 보니 행정구역 개편 이야기도 빠질 수 없었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으로서 그가 던진 쓴소리는 꽤 날카로웠다. 선거용으로 급하게 추진하는 행정통합은 시민만 고생시킨다는 지적이다. 백 번 넘게 만나서 설득하고 소통해야 진정한 통합이 가능하지 않겠나. 그는 진정성을 강조했다.
인천시는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올해 7월부터는 2군 9구 체제로 개편될 예정인데, 이건 지자체가 먼저 움직여서 정부를 설득해낸 꽤나 보기 드문 성공 사례다. 서구가 분구되고 제물포구, 영종구가 새로 탄생하는 과정들— 사실 이런 행정지도 개편이 시민 행복과 얼마나 직결될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말이다.
뭐, 어떻게 보면 정치가 다 그런 것 아닐까. 쉼 없이 무언가 논의하고, 또 부딪히고, 그러다 보면 조금씩 나아지겠지. 유 시장의 생각처럼 정말로 국민이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결단이 내려질 수 있을지, 아니면 그저 그런 정치적 수사로 끝날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사실 정치는 늘 그렇듯 결과로 증명하는 법이니까.